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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의 물 낭비 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

A drop of water falling towards water in a glass
By José Manuel Suárez, CC BY 2.0, Link

환경단체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운트 플레전트 데이터 센터에서 예상되는 물 사용량을 공개하라고 라신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중략] 환경단체는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많은 물을 사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환경이나 미시간 호수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중략]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에 개장 예정인 마운트 플레전트에 33억 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략] 오대호 연합(Alliance for the Great Lakes)의 최근 보고서는 이 지역이 데이터센터의 엄청난 물 수요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매년 3억 6,500만 갤런(약 1억 1,500만 리터) 이상의 물을 사용할 수 있다.[Environmental group sues Racine to release expected water use at Microsoft data center]

전에 읽었던 물에 관한 책 『강의 죽음』에 의하면 인간이 “쇠고기 1kg을 얻기 위해 소요되는 물의 양은 2만 4,000ℓ“라고 한다. 그런데 1kg의 쌀을 얻기 위해서는 “2,000~5,000ℓ”가 필요하다고 한다. 어쨌든 인간이 살아가는데 많은 물을 쓴다는 것이 첫 번째 상기해야 할 사실이고, 한편으로 육식을 자제해야 한다는 논리의 근거로도 쓰이기도 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편 물을 많이 쓰는 상품이 또 있다. AI다. 현대인의 다정한 대화 상대로 등장한 챗GPT와 대화를 한 번 나누는 데 물 500㎖가 소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쌀의 물 소요량은 대략 1년을 기준으로 했을 테니 하루에 챗GPT와 11번쯤 매일 하면 쌀 1킬로그램을 얻는 데 쓰는 물의 양과 같다는 산술 계산의 결과가 나온다.

이런 주먹구구식 셈법이 아니더라도 지금 AI 등으로 인해 전성기에 접어든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물의 양이 막대하다는 것쯤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이는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서버의 에너지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서버는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인간의 뇌만큼 효율적이지 않아서 전기도 엄청난 양을 쓰고, 열도 많이 난다.1 이런 서버를 식히자면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2 그런데 환경단체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시피 데이터센터를 설치한 기업의 이러한 물 사용의 권리 획득과 이로 인한 환경적/사회적 영향은 타당하게 진행되고 있을까? 그 과정이 생각만큼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지방정부와 기업과의 물 사용 등에 관한 계약은 많은 부분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3 4


미국에서 향후 짓겠다고 하는 데이터센터 추이(?)[이미지 출처]

시장경제가 우월한 이유는 생산물이 상품화되어 가격이 매겨짐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이 그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거래하기에 가장 좋은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데이터센터 및 AI 서비스라는 상품은 운영비(Operating Expense)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물이 비시장적 요소에 의해 조달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GDP 에 환경 관련 투자를 포함 환경적 요인을 반영하는 지표인 ‘녹색 GDP‘ 적 관점을 데이터센터에 반영하면 지탱할 수 있는 산업 분야라 할 수 있을까? 아담 스미쓰는 국부론에서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가치는 적은데 교환가치는 큰 다이아몬드를 예로 들며 반대의 경우로 물을 언급했다. 이런 세간의 인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 녹색 GDP적 사고다.

그런데 사실 이미 반도체, 원전 등 현대사회가 데이터센터와 다른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상품이 이미 엄청난 양의 물을 소비하면서 유지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 아이디테크엑스는 “반도체 제조 전반의 물 사용량이 2035년까지 곱절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5 물의 교환가치가 낮은 이유는 우리가 물을 적은 노동으로 언제든지 얻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은 고갈되고 있고 교환가치가 큰 상품이다. 대수층은 바닥나고 있고 각국은 물 자원 확보를 위해 서로 싸우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물 부족 국가에 접어들고 있다. 그 물을 아끼기 위해 고기를 적게 먹자는 판에 우리는 AI와 대화하려고 물을 더 많이 쓰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그 추세의 새로운 포식자다.

  1. 사람의 뇌가 이렇게 비효율적이었다면 인류는 이미 오래전에 멸종했을지도 모르겠다.
  2. 그래서 아예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에 짓자는 생각을 하는 이도 있다. 제프 베조스는 최근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만들자고도 했다.
  3. 이런 비밀주의는 국내도 예외가 아닌데 국내 6개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중 전력 사용량을 공개한 곳은 단 한 곳뿐이라고 한다.
  4. 뉴저지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분기별로 소비하는 물과 전기의 양을 공개해야 하는 법안이 마련 중이라고 한다.
  5. 이러한 이유로 우리 지방정부에서도 물의 재이용을 위한 설비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TSMC의 미국 신규 투자건 단상

TSMC factory in Taichung's Central Taiwan Science Park.jpg
By Briáxis F. Mendes (孟必思)Own work, CC BY-SA 4.0, Link

Texas Instruments는 대만의 경제를 변화시키고 산업을 건설하고 기술 노하우를 이전할 수 있었다. 한편 전자제품 조립은 다른 투자를 촉진하여 대만이 더 높은 가치의 상품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도울 것이었다. 미국인들이 아시아에서의 군사적 공약에 회의적이 되면서 대만은 미국과의 관계를 절실하게 다각화가 필요했다. 대만을 방어하는 데 관심이 없는 미국인들은 Texas Instruments를 방어할 의향이 있을 수 있었다. 섬(대만 : 역자주)에 반도체 공장이 많을수록,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많을수록 대만은 더 안전해질 것이다.[Chip War: The Fight for the World’s Most Critical Technology, Chris Miller, Scribner, 2022]

1960년대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반공(反共)주의를 기치로 걸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당시의 첨단산업인 반도체의 생산기지 역할을 자처한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제조업의 유치가 필수불가결할 뿐 아니라 인용문에서 언급하다시피 미국의 첨단산업을 유치함으로써 공산주의 세력으로부터의 외침에 대해 미국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으로 미국은 동북아시아의 이들 국가에 대해 적절한 안보적 장치를 제공했고 제3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경제성장을 달성하여 미국이 그들 특유의 ‘자본주의 및 대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해외에 이식하려 노력한 중 가장 뛰어난 모범사례가 되었다.

“실리콘(반도체) 방패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 TSMC의 1000억달러(약 146조원) 규모 미국 신규 투자건이 3일 발표되자, 대만 현지에서는 반도체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반도체는 중국의 위협에서 대만을 지키는 전략 산업으로 여겨진다. 미국이 대만 안보에 관심을 갖는 것은 TSMC가 대만에서 생산하는 최첨단 반도체가 큰 역할을 한다. 최첨단 반도체의 약 90%는 대만에서 생산된다. 이 때문에 TSMC는 대만의 호국신산(護國神山)으로 불린다. 하지만 TSMC 생산 시설이 대거 미국으로 옮겨 가면,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경악한 대만 “보조금은커녕 안전보장 약속도 없어”]

오늘날 한국이든 대만이든 이러한 복합적인 국토 및 경제 수호 전략은 그때와 별로 다를 것이 없다. 그간 가끔씩 한반도에서 전쟁의 기운이 스멀스멀 밀려올 때, 전문가들이 전쟁이 실제로 발발하기 어려운 이유로 들었던 것이 바로 전쟁으로 인하여 글로벌 반도체 네트워크가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는 것이 주요한 이유로 지적되기도 했었다. 중국이 조만간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한 현재 상황에서 대만은 똑같은 이유로 제1세계가 – 특히 미국 – 자신들을 보호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면에서 그들은 TSMC를 단순한 대만의 일등기업으로서가 아니라 호국신산(護國神山)이라는 신령한 존재로 떠받들고 있다.

로직칩의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는 TSMC, 삼성, 인텔의 셋뿐입니다. TSMC와 삼성은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인텔은 지금에야 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미국에서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칩 제조업체가 없다는 것은 국가의 경쟁력 있는 입지를 제한하는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특히 고급 로직칩 분야에서 그렇습니다. 인텔이 없다면 미국은 실제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파운드리가 없는 인텔의 고객 기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하였고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는 능력도 약화하였습니다.1[A Strategy for The United States to Regain its Position i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인용문을 보면 미국의 주류 입장은 오히려 제조업 기능을 대만이나 한국과 같은 입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떼어 내려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트럼프도 ‘TSMC의 투자가 중국의 대만 점령 시도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분명히 매우 재앙적인 사건일 터인데, (TSMC의 투자로) 매우 중요한 사업의 일부가 미국에 있게 할 수 있다”고 대만의 안보와는 관계없는 – 오히려 더 위험하게 하는 – 투로 대답했다.2 즉, 호국신산의 한 뭉텅이가 미국으로 이전하는데 이에 대만 영토에 대한 안전 보장이랄지 공장 이전에 대한 보조금 등의 여하한의 반대급부 언급도 없었다.3 요컨대 대만 vs 미국 전에서 대만 완패.

  1. 하지만 단순한 생산기지 이전도 쉽지 않은 것이 이미 아리조나에 지어진 TSMC의 공장에서는 이러한 동양식의 “근면한” 노동 규율이 현지 노동자의 생각과 달라 갈등을 빚고 있다.(출처)
  2. 오히려 공장 신설을 공식 발표하는 자리에서조차 “미국은 40년 동안 (대만에) 이용당했다”는 무례한 발언만을 들었을 뿐이다.
  3. 결국 첫 인용기사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대만에서는 “부다페스트 안보 각서”를 믿고 핵무기를 포기했던 – 이번 경우에는 TSMC – 1994년의 우크라이나처럼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첨단산업 네트워크 하청국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Workers in the fuse factory, Woolwich Arsenal late 1800s
By Unknown author – National Maritime Museum Reproduction ID: H0698.This version from https://www.flickr.com/photos/nationalmaritimemuseum/4615367952, No restrictions, Link

2023년 뉴욕 타임스 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TSMC 최고경영자인 마크 류는 “우리는 의회, 상무부, 백악관에서 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대만에서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TSMC의 두 번째로 큰 고객인 화웨이가 2020년에 최첨단 칩에 접근하는 것을 막자 대만의 파운드리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 [중략] 대만의 사실상 미국 대사인 알렉산더 타레이 유이는 2025년 2월에 비슷한 발언을 하며 대만의 산업은 미국의 산업에 “경쟁자”가 아니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주장했다. TSMC는 반도체 판매에서 1달러당 0.11달러만 벌었다. 칩,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특허를 소유한 미국의 팹리스 기업은 반도체 판매에서 1달러당 0.38달러를 벌었다.[Taiwan’s Lai Ching-te vows to build “democratic supply chains” as US tariffs loom]

실낱같이 연결되어 있는 전 세계 반도체 제조 네트워크에서 대만의 반도체 산업이 – 정확하게는 TSMC – 처해있는 위치를 잘 말해주는 부분이다. 파운드리라는 것은 결국 팹리스의 생산 주문 없이는 지탱할 수 없는 산업인데 현재 그 팹리스는 압도적으로 미국에 위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다 최근 트럼프는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훔쳐갔다’고 말하며 TSMC가 인텔에 투자하여 인텔의 기업 경쟁력을 회복시켜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돌이켜보자면 사실 1960년대 이후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아시아의 손재주가 좋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시작된 글로벌 반도체 제조 네트워크가 현재의 반도체 네트워크의 시작인데도 트럼프는 그걸 맥락 없이 – 사실 제국주의적 야욕의 맥락은 배경에 명백하지만 – 하청국에게 맛이 간 본토 업체를 살려내라는 억지를 부리는 상황이다.

Texas Instruments는 대만의 경제를 변화시키고 산업을 건설하고 기술 노하우를 이전할 수 있었다. 한편 전자제품 조립은 다른 투자를 촉진하여 대만이 더 높은 가치의 상품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도울 것이었다. 미국인들이 아시아에서의 군사적 공약에 회의적이 되면서 대만은 미국과의 관계를 절실하게 다각화가 필요했다. 대만을 방어하는 데 관심이 없는 미국인들은 Texas Instruments를 방어할 의향이 있을 수 있었다. 섬(대만 : 역자주)에 반도체 공장이 많을수록,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많을수록 대만은 더 안전해질 것이다.1 1968년 7월, 대만 정부와의 관계를 완화한 TI 이사회는 대만에 새로운 시설 건설을 승인했다. 1969년 8월, 이 공장은 첫 번째 장치를 조립했다. 1980년에는 10억 번째 장치를 출하했다.[Chip War: The Fight for the World’s Most Critical Technology, Chris Miller, Scribner, 2022]

1960년대 반도체라는 상품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술이라는 것이 명백해지면서 글로벌 경제 시스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기술적으로는 단연 TI, Fairchild 등의 첨단기업이 있는 미국이 주도했고, 일본은 이 반도체를 활용한 첨단 전자제품 개발의 선도국이 되었다.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은 이 공급망의 하청 역할을 수행하며 돈도 벌고 자국 안보를 위해 반도체 기업을 인질로 잡는 복합적 목표를 달성하였다.2 그리고 당시 TI에 있던 한 인물이 오늘날의 TSMC를 만든 모리스 창(Morris Chang)이다. 그가 대만에서 TSMC를 설립을 주도하고 60년대 이후의 하청 구조를 고도화시킨 것이 오늘날의 TSMC라 할 수 있는 것이다.3 그런 면에서 대만은 사실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훔친 적이 없다. 늘 하던 대로 미국의 하청국 역할을 (더 확대하여)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을 제국주의 정복의 길로 이끈 미국 대통령은 윌리엄 매킨리였다. 1896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매킨리는 미국 기업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높은 관세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중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 두 번째 취임 연설에서 매킨리를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부르며 북미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데날리 산에 매킨리의 이름을 다시 새기겠다고 발표했다. [중략] 트럼프는 매킨리를 관세의 대통령이자 후임자 시어도어 루즈벨트 시절에 파나마 운하 건설을 가능하게 한 “천부적인 사업가”라고 극찬했다. [중략] 미국이 1898년에 하와이를 합병하고, 스페인-미국 전쟁에서 괌, 쿠바, 푸에르토리코를 점령하고, 매킨리가 죽은 후에도 오랫동안 계속된 필리핀 정복 전쟁을 시작한 것은 매킨리의 통치 기간이었다.[Trump, McKinley, and US imperialism in Asia]

이렇게 트럼프는 매킨리의 길을 쫓아 19세기 제국주의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다. 그 와중에 글로벌 반도체 네트워크 위계구조는 더욱 명백해지고 있다. 중국과의 AI 전쟁 와중에 미국에서는 빅테크들이 AI 투자를 주도하고 있고, TSMC와 SK하이닉스는 부품을 공급하고 있고, 한때의 하청의 위치를 벗어나 선도 기업을 꿈꾼 삼성전자는 신분을 망각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4 국가적으로는 이 살벌한 네트워크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네오파시즘적 징후가 점점 짙어지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5 앞으로 제국주의 “기술산업복합체“가 어떻게 우리 기업의 팔을 꺾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6 처음 인용한 글에서는 “국가적 자기 보존을 위한 투쟁은 사실상 상호 국가적 몰살”이라 말하지만, 한국처럼 조그마한 하청국가에게는 생존 자체가 투쟁이기도 하다.

  1. 당시 아시아의 반공(反共) 정부는 베트남이 공산주의자에 의해 장악되어 가는 상황을 목격하며 엄청난 공포에 휩싸였던 것이 사실이다.
  2. 페어차일드는 그해 214만5000달러를 직접 투자, 한국에 트랜지스터와 다이오드 조립 생산 공장을 짓는다. 합작이 아닌 직접 투자로 한국에 진출한 반도체 업체는 페어차일드가 처음이다.(관련 기사)
  3.  블룸버그통신은 “TSMC는 대만에서 ‘국가를 수호하는 성스러운 산(護國神山)’으로도 불린다”며 대만인들의 TSMC에 대한 감정을 전하고 있다. TSMC의 대만내 전기 소비량이나 시가총액 비중을 볼 때 사실상 대만은 국가의 형태를 띠고 있는 TSMC와 같은 느낌이다.
  4. 그런데 하청기업답게 초과노동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습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5. 최근에는 또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희토류 및 전략 광물을 내놓으라고 을러댔다고 한다. 조선일보마저 헤드라인에 “조폭”이라는 표현을 썼다. 한편, 이 영상에서의 패널은 사실 여태 그래 왔던 것을 오히려 트럼프라서 속내를 거리낌 없이 말한 것일 뿐이라고도 한다.
  6. 국내에서는 트럼프가 TSMC의 팔을 꺾고 있는 와중에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기사회생할 기회가 있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희망을 품는 이들도 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세운다. 처맞기 전까지는”

반도체 산업, 허수아비가 아닌 자본가를 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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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ward R. Hollem – This image is available from the United States Library of Congress‘s Prints and Photographs divisionunder the digital ID fsac.1a34951.This tag does not indicate the copyright status of the attached work. A normal copyright tag is still required. See Commons:Licensing., Public Domain, Link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도체산업에 주 52시간제(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적용을 제외하는 반도체특별법 제정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1 2 법을 밀어붙일 경우 노동계와의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제목으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찬반토론)에서 “반도체산업에 주 52시간과 각종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 외의 제도를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며 “이해관계가 충돌될 때는 합의가 안 될 때가 많고, 간극을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욕먹을 건 먹고, 책임질 건 책임지고, 그전까지는 최대한 대화를 해 보겠다”고 말했다.[“반도체특별법 욕 먹어도 한다” 이재명 대표 ‘답정너’ 의지]3

이것은 허수아비 때리기다. 지금이 노동시간 연장을 운운할 정도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위기인가? 많은 이들이 그렇다고 말한다. 보다 정확하게는 대한민국 대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또 다른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는 HBM 실적의 호조를 기반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두 회사는 굳이 따지면 모두 “한국 국적”의 회사다. 그렇기에 모두 대한민국 법률에서 정한 주 52시간제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계는 – SK하이닉스까지 포함하여 – 주 52시간제 때문에 산업이 위기라며 이 규제에 대한 철폐를 주장했다.4 그래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같은 규제를 적용했는데 삼성은 위기고 SK는 호황인데 둘 다 노동시간 규제 때문에 불만이다. 뭐 어쨌든 일단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떤 이는 세계 반도체 산업계가 실낱같은 네트워크로 이어진 업계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반도체의 설계, 소재, 제조, 제조를 위한 장비 등이 독점 또는 과점 체제 하에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업계와 비교해서 굉장히 예외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독과점 이익을 누리는 엔비디아, AMD, ASML 등의 업체들은 엄청난 이익을 거두고 있다. 반대로 HBM 등 최신 수요에 부응하지 못한 삼성전자처럼 문제의 원인을 알고, 젠슨 황도 립서비스+푸쉬 성으로 삼성전자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음에도 단기간에 이슈를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불거진 이슈가 업계의 초과 근로 요구다. 일단 재계는 우리의 경쟁국은 근로 시간의 규제가 없다며 우리의 경직된 규제를 탓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세의 흐름을 놓친 것이 단순히 노동시간 탓일까?

“뺑이치기”로 성공한 기업이 파운드리 업체 TSMC라고 한다. 우리와 비슷한 노동문화를 공유하는 대만 업체라 그들도 초과 근로가 일종의 직업윤리인 것처럼 포장되고 왔던 정황이 있기도 하다.5 그리고 어쨌든 반도체 네트워크에 잘 안착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파운드리 2위 업체 – 라고는 하지만, TSMC가 넘사벽인 – 삼성전자는 그래서 단편적으로 초과 근로를 해야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런데 파운드리란 반도체 산업에서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받아 생산, 공급하는 공장을 가진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다. TSMC는 경영진의 능력으로6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엄청난 물량을 발주 받아서 초과 근로라도 해서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 그런데 삼성은 야근을 할 수주 물량이 있는가? 찍새가 물량을 못 받아왔는데 딱새가 야근을 하면 뭐하나?

업계는 반도체 설계 등 “고급”노동을 하는 고소득 노동자는 초과 근로를 통해 업계 트렌드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7 다시 HBM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당시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시장의 강자로 등장하기 이전에 삼성전자에 와서 자기들의 GPU에 필요한 HBM의 생산을 요청했다는 풍문이 있다. 그런데 배가 부른 삼성전자는 이를 거부했고 배가 고픈 SK하이닉스는 부지런히 노력하여 엔비디아의 요구에 부합하는 HBM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다. 당시 SK하이닉스에서 HBM 개발부서의 임원이었던 분은 노동시간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답변을 피하며 엔지니어의 사명감을 강조했다. 의대 안 가고 공대가서 취업한 고급 인력이 외국 빅테크만큼의 보상도 없이8 사명감으로 일해서 이만큼 따라잡았으면 이제 보상을 해줄 차례가 아닐까?

반도체 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초과 근로가 필요하다고 하는 주장은 아동 노동이 없으면 자본주의는 망할 것이라던 19세기 자본가의 주장을 연상케 한다. 굳이 노동이 중요하다면 노동자와 경영자 모두의 노동의 양(量)에 앞서 질(質)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지금 시점이라면 반도체 기업의 수장이 위기 극복에 걸맞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의 모리스 창, 젠슨 황, 샘 올트만, 리사 수 등 모두 성공한 기업인이자 기술을 꿰뚫고 있는 엔지니어다. 이재용과 최태원은 엔지니어인가? 그냥 금수저 일뿐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와 주식시장의 발전을 막고 있는 자본 세습의 수혜자일 뿐이다. 초과 근로를 주장하기에 앞서 경영 시스템의 투명화가 필요하다. 허수아비가 아닌 자본가를 때려야 한다.

권력도 안 잡았는데 이재명의 급속 우회전에 현기증이 난다

  1. 여당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위원장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여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안'(아래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했다(출처)
  2. 그 와중에 이재명 대표가 영입한 홍성국 씨가 또 이런 발언을 했다. “주 52시간제 예외를 소프트웨어 산업 전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 한번 둑이 터지면 계속 둑이 터지는 법
  3. 해당 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총 노동시간에 대한 발언
  4.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사태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졌던 지난해 12월5일, 삼성전자는 국회를 찾아가 민주당에 법안 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출처)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이 2023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고용노동부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받은 건수는 총 23건으로 이중 삼성전자가 22건이었다.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는 0건이었는데 오히려 HBM 메모리를 증산하여 미국의 기술기업 엔비디아에 안정적으로 납품하여 역대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경영 성과는 더 뛰어났다. (출처)
  5. “TSMC는 노동 유연성이 경쟁력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단편적인 접근이다. TSMC가 한때 장시간 노동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TSMC도 일과 삶의 조화를 천명한 상태다.”(출처)
  6.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인 TSMC의 CEO 모리스창이 CEO 자리에 있으면서 어떻게 성장의 결정적 장면을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이 영상을 참고
  7. “테스트를 계속 잡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한 사람이 16시간 테스트하는 게 아니라 같은 부서에서 3교대로 넘겨받는다. 한국 업체들도, TSMC도 이미 그렇게 24시간 체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TSMC가 장시간 노동으로 제품(물량)을 따냈다는 건 1년 동안 일부 인원에게 연봉의 2~3배를 주면서 ‘결사대’처럼 만들어 운영한 것이다. TSMC에서도 일·생활 균형 이야기가 나왔고, 지금은 과로가 줄고 처우가 나아졌다.”(출처)
  8. 이 영상을 보면 반도체 회사에 취직하여 43건의 특허를 받은 한 엔지니어가 물질적으로 받은 보상은 다 합쳐도 200만원이 안 된다고 한다

TSMC와 삼성전자는 전기를 얼마나 쓸까?

아침에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접했다.

닛케이아시아는 22일 논평을 내고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TSMC가 전력 수급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TSMC는 현재 대만 전체 전력량의 약 10%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30년 수요 비중은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산업 발전으로 고성능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이 TSMC 대만 공장에 몰리면서 자연히 필요한 전력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 반도체 공장에 재생에너지 확보 ‘필수적’, 대만 전력망 부담 커져]

TSMC가 아무리 세계적인 대기업이라고는 하나 대만 전체 전력량의 10%를 소비하고 있다니 정말 어마어마한 소비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기사에는 소비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없어서 다른 기사를 찾아보니 2022년 기준 대만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2,795억kWh(279TWh) 정도다. 여기에 10%를 곱하면 TSMC가 2022년 소비한 전력량은 27.9TWh 정도 다른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현재 24.7TWh 정도 된다. 그래서 TSMC의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는 얼마나 전기를 소비하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어서 찾아보았다.

글로벌 캠페인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국내 기업들이 2022년 쓴 전력량이 서울시 전체 전력 사용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략] RE100에 가입한 국내 32개 기업은 지난해 56.338테라와트시(TWh) 전력을 썼다. 이는 국내 전체 전력 사용량(547.932TWh)의 10.3% 수준이다. [중략] 특히 삼성전자(21.731TWh)가 국내 사업장을 운영하는 데 부산시(21.493TWh)보다 더 많은 전력이 들어갔다.1 [중략] 2위는 역시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다. 지난해 10.041TWh를 썼는데 이는 대전시 전력 사용량(10.016TWh)보다 많다. [‘RE100 가입’ 32개 기업, 940만 서울시보다 전기 많이 썼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을 별도로 분리해야 TSMC와의 정확한 비교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어쨌든 이 정도로만 찾아봐서 비교하면 2022년 기준 TSMC는 27.9TWh(또는 24.7TWh), 삼성전자는 21.7TWh를 소비하는 얼추 비슷한 전력소비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편 국내 전체 전력 소비량은 2023년 기준 557TWh로 삼성전자가 전체의 3.9% 정도를 소비하고 있는 셈) 한편 매출은 재밌게도 2023년 기준 TSMC는 693억 달러, 삼성전자는 509.9억 달러로 전력소비량을 비교할 때 비율적으로 비슷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2

TSMC Global R&D Center at night.jpg
By 曾 成訓 – https://www.flickr.com/photos/tsengphotos/53114942112/, CC BY 2.0, Link
TSMC사옥 전경

어쨌든 전체적으로 한국과 대만 모두 반도체가 산업 부문을 넘어서 나라 전체의 전력소비량에서도 그 비중이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대만은 국내총생산의 절대적 비중을 의지하고 있는 TSMC인지라 전력소비도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향후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등을 생각할 때 인용한 기사의 논조처럼 대만의 전력계통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인데, 이는 사실 우리도 똑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계통, 재생에너지, 탄소중립 등 넘어야 할 산이 하나둘이 아니다. 도끼 자루는 썩는데 정치는 퇴보하고 있다.

  1. 참고삼아 서울시의 전력 소비량을 찾아보니 2022년 기준 48.7TWh 정도 된다
  2. 다만 해당 매출이 대만과 남한 국내에만 해당하는지 글로벌 매출인지 또 따져봐야 하므로 정말 막역한 추측에 불과하다

자유무역 시대 시즌 종료

Press conference EU-Mercosul on June 26, 2019 (VII).jpg
By Alan Santos/PR – https://www.flickr.com/photos/palaciodoplanalto/48149860167/in/album-72157709308281487/, CC BY 2.0, Link
자유무역 시대의 풍경 하나 : 유럽연합-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 조인식 장면

왜 극우파는 구미권에서 상당 부분의 민심을 얻을 수 있는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낳은 모순들이 가져다준 결과다. 1980년대 이후의 세계화는 구미권에서 시작됐지만, 그 최고의 수혜자는 이제 전세계 제조업 생산의 무려 3분의 1을 담당하는 중국 등 신흥국들이 됐다. 1973년부터 1990년대 초까지 계속 내려갔던 이윤율은 신자유주의 도입으로 1991~2007년 사이에 반등했다가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로는 계속 내림세로 일관했다. 구미권에서는 양적 완화, 즉 추가 통화 발행과 공적 자금 투입으로 세계 금융 위기를 부랴부랴 수습했다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지속적인 생활 수준의 저하, 대중들의 빈곤화 문제에 직면했다. 스스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결과로 가난해졌다고 여기는 유권자들이 보호주의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강한 국가’를 열망하게 됐는데, 이런 요구에는 여태까지 세계화를 잘 반대하지 못했던 제도권 좌파보다 극우 정당들이 더 적합한 것이다.[윤석열 내란의 세계사적 맥락]

박노자 교수의 칼럼 중 일부다. 그의 분석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뒤돌아보면 1980년대 이후는 신자유주의 시대였다. 지구촌은 자유로운 시장경제만이 경제발전을 가져온다는 신념하에 자유무역을 기치로 무역협정을 쌍방간 혹은 다자간으로 맺어나갔는데 이는 표방하고 있는 정치이념에 구애받지 않았다. 그 결과 중국은 신자유주의의 최대의 수혜자가 되었다. 물론 서구에게도 혜택은 있었다. 제조업을 중국 등 저임금 국가로 옮겨버렸기에 경기는 호황이면서도 물가는 상승하지 않는 이른바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의 꿀맛을 향유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제호황의 수혜자는 자본가였고 노동자는 일자리를 뺏겨 삶의 공간은 피폐해졌고 이주노동자, 여성, 기타 소수자에 대한 배척 등 우경화 경향이 강해졌다.

즉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경향으로 ‘저축률의 증가를 통한 부의 성장’이 아니라 바로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미국의 욕구를 아시아가 채워주고 대신 받아온 달러를 주체할 길이 없어 저축을 해놓을 수밖에 없었던 ‘생산-소비 연계 고리’를 먼저 짚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즉 90년대 견실한 성장세와 낮은 물가상승이 공존하는 상태라고 불리던 소위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는 실은 미국내 제조업(특히 제조업 노동계급들)의 희생, 아시아 노동계급들의 저임금, 그리고 이러한 양 대륙의 노동계급의 희생을 강요했던 자유무역론의 허구였음을 지적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는 것이다.[골디락스의 환상과 그 결과]

신자유주의가 일상화되어왔던 지난 몇십 년간 전 세계의 자유주의 “진보” 정치진영은 국내 노동자들을 보호하지 않았고 인구노령화에 대비한다는 구실로 제3세계의 젊은이들을 대거 받아들였다. 사실상 이러한 조치는 자본가들이 노동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 혹은 더 인하하면서도 국내 노동력을 활용하려는 속셈인데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는 이른바 소수자 보호 등 노동계급(그것도 주로 남성)의 이해관계를 배제한 리버럴 들의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의 일환인양 비쳐지는 착시현상이 일어났다. 그래서 러스트벨트는 트럼프를 지지했고, 동독지역의 노동자는 AfD를 지지하는 우경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리버럴과 좌파는 그들에게 부자들의 패션 트렌드로서의 PC함을 충족시키는 무지개 정치집단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략] 행정명령을 통해 기존의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 [중략] 무역협정 재검토 등을 지시한 행정명령에 한국이 적시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캐나다에 대해 2월 1일부터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것을 보면 미·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은 물론, 상호 관세 인하와 폐지 등을 지향하는 양자 FTA의 상대국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유사한 조치를 취하려 할 것이 분명하다. [중략]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이던 지난 2017년 한미 FTA 폐기를 위한 서한의 초안까지 작성했던 전력이 있다.[발등의 불 한미FTA, 경제동맹 지킬 신속 대응 절실하다]

트럼프는 공식적으로 자유무역의 시대를 끝낼 것이다. 이미 조바이든 때부터 한미FTA 등 “자유무역”협정은 휴지조각이 되었지만, 트럼프의 시대는 업그레이드된 보호무역의 시대가 될 것이다. 그는 보편관세를 을러대고, 파나마 운하를 탐내고, 중국과의 무역을 금지하고, 정치적 올바름을 조롱할 것이다. 인공지능 등 미국의 혁신이 유럽, 중국 등 경쟁자를 앞서며 오만함은 더욱 거칠 것이 없을 것이다. 한국은 반도체, 조선 등이 주변부 파트너로서의 자격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 역시 제조업의 탈국내화, 성장 동력 고갈, 정치혼란, 부동산 몰빵의 경제 시스템 등 각종 모순과 문제가 만연해있다. 더 한심한 것은 한국의 우익 테러범들은 경제에는 일말의 공명심도 없이 사적이익을 위한 정치적 우경화만 일삼고 있다는 점이다.

AI에 관한 영상 하나

요즘 AI에 대해 유튜브 영상을 부지런히 찾아보고 있다. 기술적 지식이 부족한 터라 체계적인 지식을 쌓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일단 초기 AI처럼 귀납적으로 내 머릿속에 때려 넣고 있다. 여러 많은 영상 중에서도 이 영상이 차분하게 AI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비교적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것 같아 소개한다.